11 / 6 (수) 이 세상 아버지들을 위한 시
저녁스케치
2024.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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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니까 힘들어도 힘들다 말하지 못 하지
남자니까 당연히 버티고 버텨내야 하는 거지
남자니까 두 팔을 벌리고 서 있어야 하지
세상의 드센 바람을 막고 서 있어야 하지
때로 다친 마음 상처가 덧날 때면
눈물은 속으로만 흘려야 하지
당신은 남편이니까 당신은 아빠이니까
얼마나 외로울까 얼마나 고단할까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
등으로는 찬바람 불어와 밀어 대고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
속마음은 감추고 표정은 다시 세워야 하지
남편으로 아버지로 살아간다는 거
비바람에도 도무지 휘청이지 않는
키 높은 등대로 서 있어야 한다는 거
쉬운 일은 아닌 거지
사랑만이 당신을 세워주는 거지
사랑만이 당신을 남자이게 하는 거지
당신을 당신이게 하는 거지

홍수희 시인의 <이 세상 아버지들을 위한 시>

아버지의 어깨가 떨리는 건
눈물을 삼키고 있다는 거예요.

주먹을 불끈 쥐는 건
절대 쓰러지지 않겠노라 다짐하는 거고요.

괜찮냐고 물으면 아버진 그래요.
남자니까, 가장이니까, 아버지니까 당연한 거라고.

하지만 그 이전에 아버지도
뜨거운 심장을 지닌 사람인 걸요.

따뜻한 말 한마디, 작은 토닥임, 그리고 사랑으로
우리들의 작은 영웅들을 꼭 안아주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