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큰아이 교복을 사러 갔다.
아이들이 클수록 자주 떠올려보게 된다.
30여 년이 훌쩍 흘렀지만 어제 일처럼 선명하게 그려지는 시간들.
내 중학교 교복은 감색이었다.
흰색 터틀넥에 칼라가 없는 재킷. 양쪽에 주름이 하나씩 들어간 에이라인 스커트...
여러 생각이 머릿속을 맴도는데 거울 앞에 교복 입은 아이가 섰다.
나란히 비치는 엄마와 딸. 세월이라니, 매 순간 자라는 게 보이는 것 같다.
교복 상호가 커다랗게 박힌 쇼핑백을 들고 가게를 나서자 아이가 말했다.
교복을 입고 엄마와 함께 거울 앞에 섰을 때 왠지 슬펐다고.
큰아이는 통과의례처럼 겪는 일들을 맞이할 때마다 설렘이나 기쁨보다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서글픔이 자주 앞섰다.
더 이상 자신이 아이일 수 없다는 사실,
엄마 품에서 한 발짝 멀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들 때문이었을까?
우리 아이들이 삶의 매 순간을 그저 흘려보내거나 놓치지 않길.
겨울이 지나면 봄마다 새롭게 꽃이 피듯,
더러 구름이 끼어 보이지 않아도 365일 매일매일 밤하늘에 별이 빛을 발하고 있듯,
삶 속에는 늘 사랑과 기쁨이 함께한다는 사실을 알아채길.
손만 뻗으면 닿을 곳에 행복과 감사할 일이 가득하다는 것을 깨우치고, 잊지 않길.
*강진이의 <행복이 이렇게 사소해도 되는가>에서 따온 글.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 SNS 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