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팔년 동안 나는 거의 매일 글을 썼다.
하지만 그보다 더 대단한 것은 지난 팔 년 사이에 내가 원하던 바로
그 사람이 돼갔다는 점이다.
눈치 채지도 못할 만큼, 아주 서서히,
하지만 지나고 보니 너무도 분명하게.
소설가로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인간으로서는 좀 더 나은 인간이 됐다.
그건 전적으로 매일의 글쓰기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쓰는 동안, 우리는 자신에게 말하고, 그건 생각으로 들리고,
눈으로 읽힌다.
날마다 우리가 쓰는 글은 곧 우리가 듣는 말이며
우리가 읽는 책이며 우리가 하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쓰고, 무엇을 듣고, 무엇을 읽으며, 무엇을 생각할 것인가?
그걸 결정하는 사람은 우리 자신이다.
그렇다면 잔인한 고통의 말들을 쓰고, 듣고, 읽고, 생각하겠다고
결정하지 말기를.
그런 건 지금까지 우리가 들었던 부주의한 비판들과
스스로 가능성을 봉쇄한 근거 없는 두려움만으로 충분하니까.
뭔가 선택해야만 한다면, 미래를 선택하기를.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생각해본 뒤에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한 말들을 쓰고, 듣고, 읽고, 생각할 수 있기를.
그러므로 날마다 글을 쓴다는 건 자신이 원하는 바로 그 사람이 되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우리의 모습은 달라진다.
*김연수의 <우리가 보낸 순간>에서 따온 글.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 SNS 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