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0708월 참으며 살아야지 뭘 어째
그대아침
202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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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공감

투덜이    
                         - 김금래

가방 속에

우산을 넣었더니

가방은

비좁다고 투덜투덜

귀찮다고 투덜투덜

무겁다고 투덜투덜

저녁에 소나기가 쏟아지니

우산이 말했어

"가방아, 이리 들어와."

 

/

비가 올지도 몰라 가방에 우산을 넣었다. 아이 비좁아, 아이 귀찮아,

아이 무거워. 투덜투덜, 가방의 불만이 잔뜩 부풀었다.

그런데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우산이 얼른 뛰어나와 몸 활짝 열고

"가방아, 들어와." 손잡아 끌었다. 가방은 아마 민망하고 부끄러웠을 게다.

우리는 이럴 때가 없었을까. 왜 없었겠어. 얼굴이 살짝 달아오르는 걸 봐.

불만, 불평이 돋으면 우린 어떻게 해야 하나. 참으며 살아야지 뭘 어째.

나를 가만히 들여다본다. '투덜대지 말고 살아, ?'.

(시인 박두순)